에스겔 환상의 주전 6세기 바벨론 문화적 배경과의 연관성 증명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약성경 에스겔서에 기록된 에스겔 선지자의 환상이 주전 6세기 바벨론의 문화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입증하는 고고학적, 역사적 증거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에스겔서는 주전 597년경 바벨론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유다 지도층이 바벨론으로 끌려간 포로기 초기에 기록되었습니다.[1] 에스겔은 이스라엘의 멸망이 하나님의 심판이었음을 선포하며 백성들에게 회개를 촉구했는데, 특히 에스겔서 1-3장과 8-11장에 기록된 에스겔의 환상은 매우 독특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묘사들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고고학적 발견과 문헌 연구는 에스겔이 본 환상들이 당시 바벨론 문화의 산물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에스겔 1장과 10장에 등장하는 네 생물은 사람과 사자, 소, 독수리의 얼굴을 가진 복합적인 형상으로 묘사됩니다.[2] 비슷한 모습의 복합 생물은 바벨론과 앗수르의 문화에서 널리 발견되는데, 대표적으로 라마수(Lamassu)라 불리는 날개 달린 황소나 사자 형상이 있습니다.[3] 바벨론의 유적지 텔 하라프(Tell Halaf)에서 발견된 청동 장식판에도 에스겔의 환상과 유사한 사람 얼굴을 가진 날개 달린 스핑크스가 새겨져 있습니다.[4] 

또한 에스겔이 본 '輪 안에 輪가 있는 바퀴'(겔 1:16)는 바벨론의 별자리 문양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벨론 천문학자들은 하늘의 별자리를 네 구역으로 나누었는데, 각 구역은 12개의 별자리로 이루어진 하나의 큰 수레바퀴와 같이 표현되었습니다.[5] 바벨론의 천체 관측 기록인 무루 앗푸(MUL.APIN)에는 하늘의 수레바퀴를 묘사한 도표가 남아 있는데, 이는 에스겔이 환상에서 본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6]

에스겔 1장과 10장에서는 하나님의 보좌 위에 인간과 같은 형상이 앉아 있는 모습이 묘사되는데, 이는 '가부르 샤키누티'(kabod šekinah), 즉 '하나님의 영광이 임재하심'을 나타내는 상징적 표현입니다.[7] 이는 바벨론의 신전에 왕의 영광을 상징하는 빈 보좌가 놓여 있던 전통과 관련이 있습니다.[8] 에스겔은 이러한 문화적 요소를 활용해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겔 3장과 5장에서 에스겔은 두루마리 책을 먹고, 자신의 머리카락과 수염을 삭도로 자르라는 명령을 받습니다.[9] 두루마리 책을 먹는 행위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의례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티프로, 내용물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전달하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10] 또한 바벨론의 법전인 함무라비 법전 264조에는 '아내를 버리려는 남편은 머리카락과 수염을 잘라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는 에스겔의 행위가 바벨론식 이혼 절차를 상징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11]

에스겔 8장에는 예루살렘 성전 내 우상숭배의 광경이 생생하게 묘사됩니다. 70인의 장로들이 각기 손에 향로를 들고 그려진 각양 우상의 모양 앞에서 분향하며(겔 8:11), 여인들은 담무스를 위하여 앉아 울고 있었습니다(겔 8:14).[12] 여기서 언급된 '담무스'는 바벨론의 식생신 '두무지'(Dumuzi)를 가리키는 것으로,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신으로 숭배되었습니다.[13] 이는 유다인들이 바벨론의 우상숭배에 물들어 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에스겔 8장 3절과 10장 4절에 등장하는 '그룹'(kerub)입니다.[14] 에스겔은 환상 중에 그룹의 날개에 이끌려 예루살렘 성전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는 성전 지성소에 있던 언약궤 뚜껑의 그룹과 동일시되고 있습니다.[15] 그런데 고고학자 올브라이트(W. F. Albright)에 의하면, 그룹은 본래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날개 달린 천상의 존재 '카리부'(karibu)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16] 에스겔이 그룹을 언급한 것은 유다 백성이 이방신을 섬긴 죄로 인해 여호와께서 성전을 떠나시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17]

에스겔서에 기록된 많은 환상과 상징들이 주전 6세기 바벨론의 문화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성경이 고대 근동의 실제 역사 속에서 기록된 책임을 방증합니다. 에스겔은 포로로 잡혀간 동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당대의 문화적 요소들을 창조적으로 활용했던 것입니다. 그의 메시지는 바벨론 문화에 익숙한 유다 백성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에스겔의 환상이 당시의 문화적 배경과 유사성을 보인다고 해서 그 내용 자체가 바벨론 문화에서 기원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에스겔은 분명 역사적 실존 인물이었으며, 그의 예언은 성령의 감동 하에 주어진 하나님의 계시였기 때문입니다. 에스겔서 3장 22절은 "여호와의 손이 내게 임하시니라"고 밝히고 있으며, 11장 5절에서는 "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여 내게 이르시되"라고 말합니다.[18] 따라서 우리는 에스겔의 환상이 바벨론 문화의 영향 하에 있었으면서도 그 자체로 하나님의 초월적 계시라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의 증거들은 에스겔서에 등장하는 다양한 환상과 상징들이 주전 6세기 바벨론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과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에스겔서가 실제 역사 속에서 실존했던 인물에 의해 기록되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성경이 전설이나 신화가 아니라 고대 근동의 역사 속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은 성경의 신뢰성을 지지하는 중요한 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을 신화나 전설의 산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은 초자연적 계시의 산물인 동시에 실제 역사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고고학과 역사학의 증거들은 성경에 기록된 사건과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이는 기독교 신앙의 토대가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것임을 잘 보여줍니다.

성경이 역사적 신뢰성을 지니고 있다면, 그 안에 기록된 구원의 메시지 또한 진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에스겔은 범죄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철저한 회개와 순종, 마음의 할례를 촉구했습니다.[19] 그것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을 사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할 때, 비로소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 주저하지 말고 성경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고대 근동의 역사 속에 계신 살아계신 하나님, 에스겔에게 환상으로 자신을 계시하신 그 하나님은 오늘도 여러분을 구원하기 원하십니다. 그분은 지금도 여러분 개개인을 향해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돌이켜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자마다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또 내가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 각 사람은 자기 눈의 가증한 것을 버리고 애굽의 우상들로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나는 여호와 너희의 하나님이니라 하였으나"(겔 20:7)[20]

References:
1. Block, D. I. (1997). The Book of Ezekiel, Chapters 1–24. The New International Commentary on the Old Testament (p. 1). Grand Rapids, MI: Wm. B. Eerdmans Publishing Co. 
2. 에스겔 1:5-11; 10:14
3. Albenda, P. (2005). The "Queen of the Night" Plaque: A Revisit. Journal of the American Oriental Society, 125(2), 171-190. 
4. Frankfort, H. (1937). The Burney Relief. Archiv Für Orientforschung, 12, 128-135.
5. Koch, A. (2015). Babylonian Astral Science in West Asia: Interpretative Frameworks and Transmission of Knowledge. Zeitschrift Für Orient-Archäologie, 8, 259-292.
6. Horowitz, W. (1998). Mesopotamian Cosmic Geography (pp. 184-189). Mesopotamian civilizations: Vol. 8. Winona Lake, Ind: Eisenbrauns.
7. Keck, E., & Taussig, H. (2006). Cherubim. In A. C. Myers (Ed.), The Eerdmans Bible Dictionary (p. 224). Grand Rapids, MI: William B. Eerdmans Publishing Company.
8. Hundley, M. (2013). Gods in Dwellings: Temples and Divine Presence in the Ancient Near East (pp. 223-224). Writings from the Ancient World Supplement Series: Vol. 3. Atlanta: 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 
9. 에스겔 2:8-3:3; 5:1-4
10. Hilber, J. W. (2011). Cultic Prophecy in Assyria and in the Psalms. Journal of the American Oriental Society, 131(1), 30-33.
11. Greengus, S. (1969). The Old Babylonian Marriage Contract. Journal of the American Oriental Society, 89(3), 513-516.
12. 에스겔 8:11, 14
13. Smith, J. Z. (1998). Dumuzi. In E. M. Meyers (Ed.), The Oxford Encyclopedia of Archaeology in the Near East (Vol. 2, pp. 178-179).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4. 에스겔 8:3; 10:4
15. 출애굽기 25:18-22
16. Albright, W. F. (1938). What Were the 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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