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로마 시민권 제도와 바울의 선교 전략적 활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세기 로마 제국 시대의 시민권 제도는 바울의 선교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바울이 어떤 배경에서 로마 시민권을 취득했는지, 그리고 그 시민권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복음을 전파해 나갔는지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세기 로마 제국의 시민권 제도
로마 시민권(civitas)은 로마 제국 사회에서 특별한 지위와 특권을 의미했습니다. 로마 시민권자는 법적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었고, 재산권과 참정권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반면 비시민권자(peregrini)는 이러한 권리에서 제외되었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받았습니다[1].
로마 시민권을 얻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로마 시민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것이고, 둘째는 로마 시민과 결혼하는 것이었습니다. 셋째는 개별적으로 시민권을 부여받는 경우인데, 주로 로마에 공헌한 외국인이나 해방 노예에게 주어졌습니다[2]. 대표적인 사례가 기원전 90년 동맹시민권 전쟁 이후 이탈리아 반도 거주민 전체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것입니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시대를 거치며 로마 시민권은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기원후 212년 카라칼라 황제는 유명한 '안토니누스 칙령'을 통해 로마 제국 내 모든 자유민에게 시민권을 부여했습니다[3]. 로마의 인구는 기원전 1세기 말 약 100만 명에서 3세기 초에는 무려 3,0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는데[4], 이는 로마 시민권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물론 엄밀히 말해 로마 시민 사이에서도 신분적 차등은 존재했습니다. 최상위 계층은 "호민"(honestiores)으로 정치적 특권을 누렸고, 그 아래 평민(humiliores)이 있었습니다[5]. 하지만 이들은 공히 로마 시민권이라는 우산 아래 제국의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울의 로마 시민권 취득 배경
그렇다면 바울은 어떤 배경에서 로마 시민권을 취득하게 되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학계에 여러 가설이 존재합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바울은 길리기아 다소 출신으로(행 21:39), 태생적 로마 시민권자였습니다(행 22:25-29). 바울 스스로도 로마서에서 자신이 "다소에서 났다"(행 22:3)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바울의 선조가 로마 공화정 말기 폼페이우스나 시저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시민권을 하사받았을 것이라 추정합니다[6]. 실제로 폼페이우스는 기원전 64년 동방원정 당시 소아시아 지역에 7개의 로마풍 도시를 건설하고 거주민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바 있습니다[7]. 혹은 로마의 내전 시기에 옳은 편에 섰던 유대인들이 시민권을 포상으로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학자들은 바울의 가문이 대대로 다소 시 참사회 의원직을 맡는 현지 엘리트였을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당시 속주 도시들은 로마에 충성하는 대가로 제한된 자치권과 특별한 혜택을 받곤 했는데, 바울의 선조가 그 과정에서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것입니다[8]. 이는 사도행전에서 바울이 예루살렘 총독 앞에서 "훌륭한 시민"임을 자처한 장면(행 22:25-29)과도 부합하는 해석입니다.
또 어떤 이는 바울이 "천막 만드는 자"(행 18:3)였음을 근거로, 그의 가문이 군수 물자를 납품하는 특권 상인 계급이었을 것이라 추정하기도 합니다[9]. 로마군의 군수 조달에 기여한 공로로 시민권을 받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분명한 것은 바울이 로마 시민권을 가진 디아스포라 유대인이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유대인 중에는 로마 시민권을 가진 이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역사가 요세푸스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10]. 요세푸스는 네로 황제의 부인 폽페아의 주선으로 시민권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바울 선교에서 로마 시민권의 전략적 활용
이처럼 바울이 "태어날 때부터 로마 시민"(행 22:28)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선교 활동에 커다란 의미를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로마 시민권은 그에게 제국 전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보장해 주었습니다. 로마 시민은 제국 내 어디에서든 보호와 특권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11].
이러한 자유로운 이동성은 복음 전도자로서 바울에게 필수불가결한 요건이었습니다. 바울은 소아시아와 마케도니아, 아가야 등지를 두루 다니며 이방인 선교의 기반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요세푸스에 따르면 1세기 당시 로마 제국 내에는 약 400-500만 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었는데[12], 이들 디아스포라 유대인 회당이 바로 바울 선교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또한 바울은 위기 상황에서 로마 시민권을 적극 활용하여 자신을 보호했습니다. 사도행전 16장에는 빌립보에서 바울과 실라가 부당하게 체포되어 매를 맞는 장면이 나오는데(행 16:22-24), 이때 바울은 로마 시민임을 밝히며 부당한 대우에 항의합니다(행 16:37-38). 로마 시민은 재판을 받지 않고 처벌받을 수 없다는 법 조항 때문에 관리들이 두려워 빌립보 감옥에서 그들을 풀어준 것입니다[13].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었을 때도 로마 시민권을 적극 활용합니다. 그는 로마 시민으로서 총독에게 직접 재판받을 권리를 주장하며 가이사랴로 호송되어(행 25:10-12) 결국 로마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바울은 로마에서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14]. 이처럼 바울은 시민권을 복음 전파의 지렛대로 활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바울은 그의 서신에서 로마 시민권을 신앙인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은유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빌립보서 3장 20절에서 바울은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고 선포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궁극적 소속이 지상의 나라가 아닌 하늘나라에 있음을 뜻합니다. 또한 에베소서 2장 19절에서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을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으로 묘사하며, 그들이 하나님 나라의 정식 구성원임을 강조합니다[15].
바울 시민권 논쟁: 복음주의 관점에서의 해석
한편 바울의 로마 시민권을 둘러싼 논쟁도 있어왔습니다. 일부 성서학자들은 바울이 실제로는 로마 시민권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사도행전의 기록이 역사적으로 부정확하며, 바울이 태어날 무렵 길리기아 다소 지역에 아직 로마 시민권이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합니다[16].
하지만 많은 복음주의 학자들은 이러한 주장에 반대합니다. 무엇보다 사도행전의 역사성을 의심할 만한 결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누가는 바울의 동역자로서 직접 목격한 사실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17]. 당시의 법정 용어를 정확히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사도행전 기록의 신뢰성을 뒷받침합니다.
또한 바울 당시 소아시아와 시리아 지역에는 이미 상당수의 로마 시민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가 디오 크뤼소스토모스는 1세기 말 타르수스에 많은 로마 시민이 살고 있었다고 전하는데[18], 이는 바울의 시민권 소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나아가 로마서 16장에 언급된 여러 로마 교인들의 이름 역시 그들이 로마 시민이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해석됩니다[19].
결국 바울의 로마 시민권 문제는 복음서와 사도행전의 역사적 신뢰성 문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성경의 무오성과 역사성을 인정한다면, 사도행전의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물론 1차 사료의 부족으로 바울 시민권의 취득 경위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가 로마의 법적 지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복음 전파에 매진했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해 보입니다.
현대 교회가 주목해야 할 선교적 함의
지금까지 살펴본 바울의 사례는 오늘날 교회가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줍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그가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법적 지위를 복음 확산을 위해 적극 활용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로마 시민권이라는 특권을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사용했던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세속적 특권과 자원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가르쳐 줍니다.
또한 바울은 자신의 시민권을 앞세워 로마 제국과 정면 대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합법적 절차와 소통을 통해 제국 내에서 선교의 자유를 최대한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위기의 순간마다 법적 권리를 주장하여 로마 당국과 교섭했고, 심지어 가이사에게 직접 상소하기도 했습니다(행 25:11)[20]. 이는 교회가 세상 권력에 맞서 혁명을 일으키기보다, 지혜롭게 소통하며 선교의 길을 열어가야 함을 시사합니다.
나아가 바울은 로마 시민이라는 지위 자체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빌 3:20)는 고백으로 보여주듯,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정체성은 세상 나라의 시민권에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땅의 것보다 하늘의 것을, 썩어질 것보다 영원한 것을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이처럼 세속적 특권을 복음을 위해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에 속박되지 않는 영적 자유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로마 시민권 제도와 바울의 사례는 확실한 역사적 근거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단순한 신화나 전설이 아닌, 실제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구원 사역의 기록입니다. 우리는 이 신뢰할 만한 말씀에 기초하여 복음의 진리를 담대히 선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복음을 믿지 않으면 결국 멸망에 이르고 말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는 영적으로 마지막 로마 제국과 같습니다. 세속 문화의 홍수 속에 많은 영혼들이 영원한 심판을 향해 내달리고 있습니다. 교회가 바울의 선교 정신을 이어받아 이 시대를 깨우고 구원으로 인도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주저하지 말고 지금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권리와 특권, 자원을 다해 복음 확산에 힘쓰십시오. 세상 권력에 맞서기보다 지혜롭게 소통하며, 십자가 복음으로 이 시대를 변화시켜 나갑시다. 무엇보다 우리의 시민권이 하늘에 있음을 잊지 말고, 그날을 소망하며 달려가십시오. 주님의 은혜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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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이 예수님을 믿지 않고 계시다면, 지금 바로 예수님을 여러분의 구세주이자 삶의 주인으로 영접하고 구원받으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영접 기도문을 진실된 마음으로 따라 읽으시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저는 그동안, 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모르고, 부인하고, 제 맘대로 제 뜻대로 살았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저의 죄를 회개합니다.
하나님을 모르고 지었던 분노, 시기, 질투, 음란, 혈기, 용서 못함, 분쟁, 시기, 미움, 다툼, 욕심 나의 모든 죄를 눈물로 회개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깨끗이 용서하여 주세요.
이제 하나님 떠나 방황하며 고통하던 저를 다시 살리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에 피흘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저의 구세주로 저의 그리스도로 저의 삶의 주인으로, 제 맘 속에 진심으로 영접합니다.
지금 제 마음 속에 성령으로 들어오사, 영원히 다스려주시고 책임져 주시고 인도해 주옵소서.
날마다 회개하며, 세상 욕심 버리고, 하나님이 명령하신 모든 계명을 철저히 지키고 순종하며 살겠습니다.
절 구원하심을 믿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제 여러분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에 바로 가까운 교회에 꼭 등록하시고, 매일 회개하고 순종하면서 하나님이 이끄시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2-1. 신(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는가?
4-1.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2.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3.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4.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5.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6.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7.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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